난치병 환자에게 필요한 7가지 마음가짐 (feat. 메니에르병)

이번 글은 메니에르 등과 같은 난치병 환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질병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질병이 인생 전체를 결정짓게 둘 필요는 없습니다. 
질병은 우리를 약하게 만들지만,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질병이 오지 않았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과연 자기 자신을 챙기려 했을까요? 나보다 소중한 존재는 없습니다. 이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전화위복의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내용은 조금 길 수도 있지만, 지금부터 말씀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난치병 환자들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 적용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에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질병(혹은 나의 상황)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기

차분한 표정으로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모습

 결국 모든 생명체는 시간이 흐르면 고장이 나고 아프기 마련입니다. "이 병이 왜 나한테 왔지?"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한다면 암질환센터에 한번 가보세요. 5살짜리 꼬마 아이는 어쩌다 소아암에 걸려있을까요? 남의 불행을 비교하며 자신을 위로하라는 게 아닙니다. 우리의 상황이 어느 누구에게나 충분히 올 수 있었음을 받아들이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스스로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까지 돌보지 못했던 나 자신을 챙기고 그래도 내가 이렇게 숨을 쉬고 살아갈 수 있음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음에, 음식을 잘 소화시킬 수 있음에, 걸을 수 있음에,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음에, 귀여운 반려동물을 만질 수 있음에 많은 것에 감사하며 나의 질병을 받아들이고 살아가야 합니다.  반대로 내가 귀가 안 들린다면 시각과 촉각이 발달할 것이고, 눈이 보이지 않으면 보는 것 이외의 모든 감각이 극도로 발달하게 될 것입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입니다. 여러분이 겪고 계실 모든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이에 맞춰 살아가면 결국 좋은 결과로 스스로에게 보답 받을 날이 올 것입니다.

2.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기

 자기 연민에 빠지는 순간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 됩니다. 가뜩이나 질병 혹은 상황적인 문제로 다른 사람들에게 동정받고 있는데 나까지 나를 동정하는 그 기분이 유쾌할 리 없습니다. 나 스스로를 불쌍한 인간으로 취급하는 순간 모든 부정적인 생각은 더욱 커지고 통제하기 어려워집니다. 자기 연민은 난치병 환자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나를 돌봐주는 주변인들에게도 슬픔을 안길 수 있는 감정 중 하나입니다. 

편안한 표정으로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람

 연민에 빠지지 말고 그 시간에 차라리 자신에게 맛있는 것을 내어주고, 몸에 좋은 건강식품 하나를 더 챙겨주고, 좋은 글을 보여주고, 재밌는 예능을 보여주세요. 그리고 이걸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하며 나를 이해해 주는 친구와 가족, 지인들에게 감사해하세요. 행여 그런 존재가 없다면 그저 이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나 자신에게 감사해하세요. 세상엔 감사할 것 천지입니다.
 

3.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

 보통 자신의 몸이 아픈 사람들은 나의 고통에 조금 더 집중하기 마련입니다. 저로 예를 들면 메니에르를 앓으면서 어지러움 다음으로 제일 고통스러웠던 것은 "이명"인데, 그 삐- 하는 불쾌한 소리는 저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어놓기 좋은 증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생각을 전환해 "잘 들리지 않는 난청까지 진행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그래도 들리는구나"라며 스스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고, 그 순간부터 "이명"이 아닌 "음악"을 듣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후 저를 괴롭히는 불쾌한 소리는 자연스럽게 사라졌습니다. (참고로 저는 이명이 심할 때는 유튜브에 "고음역대(혹은 저음역대) 이명 없애는 음악"을 검색하면 나오는 동영상을 보며 증상을 조절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던 부분이니 여러분들도 시도해 보세요.)

음악을 들으며 행복하게 힐링하는 사람

 
이처럼 음악을 듣거나 운동을 하는 등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나를 돌본다면,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이 난치 질환에서 하나씩 벗어나 자신을 되찾고 행복도 되찾는 지름길도 스스로를 인도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4. 부정적인 커뮤니티 멀리하기

 불안, 공포를 키우는 글은 일시적으로 정보 같지만 실제로 마음을 병들게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과거에 관련 커뮤니티를 자주 드나들며 정보도 얻고 비슷한 고통을 겪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려 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글을 읽으면서 제가 겪지 않은 고통까지 끊임없이 간접적으로 접하다 보니 아직 오지도 않은 증상이 내게도 올 것 같은 공포에 휩싸이게 됐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런 글을 읽을수록 실제로 몸 상태가 더 나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해당 커뮤니티를 떠났고 그 후엔 스스로 질병에 대해 '공부하고 이해'하는 방향으로 전환했습니다. 그러자 이전보다 훨씬 더 명확하게 '나의 길'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고통을 나열하는 것보다 스스로 치료 방향을 찾아나가는 것이 결국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올바르게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사람

 굳이 커뮤니티를 활용하겠다면 필요한 정보만 얻고 되도록 빠르게 이탈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 사람들과 여러분들은 같은 증상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유전자도 다르고, 치료 방식조차도 다를 수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어지러움은 결국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관련 글:"메니에르 진단, 나한테 왜 왔을까? https://stillbright.tistory.com/2)
결국 나를 구원할 수 있는 건 커뮤니티의 얼굴조차 모르는 사람도 아닌 바로 당신, "나 자신"입니다. 

5. 플라시보 효과와 노시보 효과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기

플라시보 효과와 노시보 효과의 차이를 설명하는 이미지

 앞서 말했던 부정적인 커뮤니티를 왜 멀리해야 하는지,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왜 중요한지를 간략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플라시보 효과 : 긍정적 기대가 실제로 몸에 좋은 반응을 일으킴.
 -노시보 효과 : 부정적 기대가 실제로 몸에 해로운 반응을 일으킴.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 중 누군가는 "긍정적인 게 좋긴 한데 그게 쉽냐", 혹은 "이게 긍정적인 생각만으로도 진짜 효과가 있나" 하는 의구심에 가득 찬 분들도 분명히 계실 겁니다. 압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긍정적인 마음이 내 질환을 치료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음 시리즈에서 과학적 근거가 담긴 논문과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여러분들을 설득시켜드리겠습니다.

6. 느려도 괜찮다, 비교하지 않기

 우리 같은 난치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보다 느릴 수 있고, 더딜 수 있고, 혹은 덜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당연한 수순입니다. 아프면 몸이 둔해지기 마련이고, 아프니까 건강한 사람들보단 덜 행복할 수밖에요. 
 그렇지만 우리는 타인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버릇"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오직 "과거의 나"뿐입니다. 주변인들에게 나의 난치질환을 적극적으로 알려 내가 조금 더딜 수 있음을 인식시켜 주되 그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행복해지고 건강해지기 위해 어제보다 더 건강한 음식을 먹어주고 재밌는 걸 나 스스로에게 보여주면 그만입니다. 

SNS를 보며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는 모습

 SNS에는 행복한 사람들만 가득해 보입니다. 그 사람들은 가장 행복한 찰나의 순간을 기록한 건데 그 사람도 드물게 겪을 그 행복한 단 한순간을 왜 나의 일상과 비교합니까? 비교 대상부터가 너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전혀 평등하지 않은 조건으로 소중한 나의 삶을 비교하며 괴롭히지 마세요. 
 저도 가끔 고급 레스토랑에서 코스 요리를 먹고 온 지인의 자랑을 들으면 그 순간 아주 잠시 동안은 부러운 적이 있었지만 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김밥 가게의 참치김밥을 먹으며 유튜브 예능 보는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언제가 가장 행복하신가요?
 

7. 오늘 하루를 살아내기

 오늘을 잘 버텨와서 하루를 무사히 살아온 여러분, 정말 여기까지 잘 오셨습니다. 
잘 버티셨습니다. 잘 버텨서 여기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와서 글을 읽는다는 건, 자신의 마음에 얼마나 내가 나아지고 싶은지 스스로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 그 자체입니다. 
 이렇게 하나씩 우리 인생을 바꿔 줄 정보들을 수집하며 내가 나를 소중히 하고 돌봐주며, 아주 작은 감사한 것들, 숨이라도 제대로 쉴 수 있는 기관지를 가진 것에 감사하며 오늘 하루를 평범히, 혹은 행복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벤치에 앉아 편안하게 쉬는 사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더 이상 내가 아프지 않도록 나 스스로를 우선으로 챙기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겪고 있는 모든 아픔, 나의 일부를 나의 전부로 받아들이지 않고 50의 불행이 있다면 50의 행복을 유지 혹은 60, 70, 그리고 80까지 늘려가며 긍정과 행복, 감사한 마음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현명한 여러분이 되시길 항상 기도하고 바라겠습니다. 

다음 글은 항목 5에서 언급한 "긍정적인 마음이 가장 중요한 과학적 이유-플라시보, 노시보 효과"에 대해 논문을 바탕으로 한 실제 치료 사례를 가지고 인사드리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통은 피할 수 없지만, 고통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 하랄트 슈미트 (Harald Schmidt, 의학자)

 

 

해당 글에 포함된 모든 이미지는 창작자의 기획에 따라 제작된 AI 기반 캐릭터 이미지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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